푸드트럭은 해외에서 새로운 먹거리 문화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4년 푸드트럭 운영의 규제 완화를 통해 합법화되면서 청년 창업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소규모 자본과 아이디어로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에 푸드트럭 사업자의 약 70%는 2030청년이다. 정책브리핑은 더 많은 청년이 창업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푸드트럭으로 성공한 청년 창업가들을 만나봤다.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편집자 주)
편견을 발견했다.
길거리 음식이 불량식품이라는 말. 이제 옛말이다.
식품 위생과 안전을 담보한 ‘길위의 작은 맛집’ 푸드트럭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푸드트럭은 시간과 비용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편견을 재발견했다.
수원종합운동장 치킨트럭 스물 아홉 사장님 김세영 씨.
이름만 듣고 전화를 걸었을 때 여성분 일거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늠름한 청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학때 경제와 보험을 전공했어요.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손해사정 회사에 다니다가 2014년에 그만뒀어요. 백수로 1년을 지냈죠.
청년실업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생각하던 중 푸드트럭 규제가 완화되었다는 기사를 떠올리게 되었지요. 경기도청의 푸드트럭 설명회에 참석해 정보를 얻고 창업하게 되었답니다”
수원 종합운동장 핑크색 치킨트럭. 깍두기처럼 생긴 조그마한 공간에 듬직하게 그리고 투박하지만 섬세한 손길로 영업 준비중인 김세영(29) 씨. 그의 하루와 인생과 미래를 물었다.
# 체크 또 체크
아침에 일어나서 종합운동장에 있는 행사를 체크하고 별다른 행사가 없으면 다른 행사를 잡아주는 업체나 경기도에서 알려주는 행사 정보를 보고 갈 곳과 스케줄 내용등을 조사하면서 길게는 한달, 짧게는 하루 단위로 스케줄을 정리합니다.
김세영씨가 손꼽아 자랑하는 “치킨트럭 단골손님. 중딩과 고딩들”
# 영업비밀(매출 올리는 비법)
매출을 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가격을 올리는 것이죠.ㅋㅋㅋ.
하지만 수원이라는 곳이 생각보다 작아요. 영업 기술상 그건 하책입니다. 바로 태클 들어오죠.
정석은 친절함과 맛인데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저는 현장에서 또 다른 답을 찾았죠. 즉각 즉각 주문된 음식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장사할 때 최대한 손이 덜 가게 미리 준비해 와 영업할 때는 바로 바로 판매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고 또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서 쓰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알바비 10만원 투자하면 장사가 잘되는 곳은 100만~150만원의 수익이 바뀌기도 한다고 합니다.
# 얼마면 돼?(초기 창업비용)
차량구입, 개조 내부 인테리어, 내부 집기, 보험, 종합운동장 사용료로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어가서 거의 3500만원 가까이 사용되었습니다.
# 핫 플레이스?
현행법상 푸드트럭들은 명당을 찾아 갈 수가 없습니다. 결국 핫플레이스란 행사장 정보를 어떻게 알아내고 어떻게 참석하느냐가 중요하죠.
아직 참여는 못해봤지만 아무래도 요즘엔 방송에도 많이 나오고 인지도도 좋은 서울 밤도깨비시장이 최고의 핫플레이스라고 생각합니다.
# 도와줘 고마워(경기도 푸드트럭 지원)
처음 푸드트럭에 관심이 생기고 나니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이 장소와 창업비용이었습니다. 경기도청 푸드트럭 설명회 개최뒤 수원시에서도 장소 선정을 시작하면서 수원종합운동장 선정에 참여하게됐습니다. 경기도청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기도청에서 하는 몇 번의 회의를 참여해 보았는데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의 많은 의견을 수렴하려는 자세나 해외 사례 등을 찾아보는 적극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창업 초기 난맥상
선구자는 고달팠다고 해야되나요? 창업비용을 마련하려고 대출을 알아봤는데 정작 대출을 받으려니 사업자등록증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푸드트럭이 사업자 등록증이 나오려면 차량개조를 모두 마친 후에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대출 받아서 차량을 구입하고 개조하려고 하는건데 대출받으려면 차사고 개조까지 끝마쳐야 한다는 부분에 힘들었습니다. 제가 굿모닝 푸드트럭으로 대출을 처음 받은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네요.
# 규제해소 느끼시나요
최근에 풀린 규제가 있다면 제가 있는 종합운동장내에서도 제자리를 벗어나고는 한발짝도 움직일수 없는 상태였는데 이부분에 변화가 있어 종합운동장내에서 이동이 가능해 졌습니다. 물론 운동장내에 가고 싶은곳 어디든 가는 것은 아니고 내부에 시설관리공단과 협의하고 매점과 협의 후 가능한 부분이긴 하지만 협의 후 이동가능하다라는 부분에서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 아직도 더 걸림돌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 결국 시에서 지정해주는 자리가 어디냐가 문제가 될 것입니다. 이부분에서는 인근 상인과의 마찰이 있기 때문에 현재 돈을 벌수 있는 자리다 하는 부분은 사실 전국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푸드트럭을 하는 저와 같은 청년들은 이거로 적당히 먹고 살자의 마음가짐이 아니라 4~5년 바짝 돈을 모아서 오프라인 매장을 얻는 것이 목표일것인데 지금 지정받는 자리에서는 대출금 갚고 나면 수익이 별로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경기도내에서 하는 큰 행사에 많이 불러주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거라고 생각합니다.
# 후배들에게 한마디?
결코 낭만적이고 즐거운 것만은 아닙니다. 결국 이것도 하나의 사업이고 장사이며 치열한 삶의 현장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뛰어 든다면 결국 쓴맛만을 본 채 빚더미에 올라앉을 것입니다.
# 푸드트럭의 매력?
가장 큰 매력이라면 아무래도 돌아다닌 다는 것입니다. 저만해도 원주·목포·부산·일산·안산등 갈 수 있는 지역은 행사만 있으면 어디든 가보곤 했습니다. 또한 모이는 푸드트럭업자들이 모두 저와 비슷한 또래이며 성격들도 모두 좋은 편이기 때문에 만나면 즐겁고 새로운 경치에 즐겁다는 부분이 가장 큰 매력인거 같습니다.
김세영씨가 손꼽아 자랑하는 “치킨트럭 단골손님. 중딩과 고딩들”
# 네 꿈을 말해줘
꿈이라고 거창하게 말하긴 뭐하지만 열심히 돈을 벌면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 꼭 하고 싶은 말
많은 청년들이 뛰어 들었지만 생각 이상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도 많고 그만둔 사람들도 많습니다. 미디어에 보이는 청년사업가의 모습만 보고 그 모습만 홍보할것이 아니라 힘들어하는 다른 업주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많은 정책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스물아홉 미혼인 김세영 씨는 잘 웃고 수다스럽고 노래 잘하는 여자가 이상형이다. 어디 있는지 알면 핑크색 치킨트럭을 몰고 찾아가고 싶다는 그는 경기도 축제에 가시면 핑크빛 치킨트럭으로 와주시면 저에게는 열정 한 입, 그리고 찾는 이에게는 낭만 한 입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꿈을 팔고 낭만을 팔고 있는 김세영 씨의 꼬마트럭에서 꿈이란 게, 낭만이란 게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다.